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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息

∞のHimitsu 2009/08/19 13:52

습관처럼 뻗치려던 손을 가만히 거두어 들였다. 여기에서 말하는 그 습관이라고 하는 것은 마치 무대에 오르기 전, 여덟 모두가 살갗을 맞부딪치며 둥글게 모여 서서 '오늘도 잘하자' 라는 느낌으로 기합을 넣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기지개를 켜고 밥을 먹고 잡을 자는 것과도 크게 다를 바 없는― 소소한 일상에서 작게 베어낸 한 조각을 의미한다.

얼마 전, ―아니 지난밤까지만 하더라도 어지간해서는 치료할 수 없는 버릇과도 같이 무의식(無意識)에서 해오던 것임에도 어쩐지 더이상은 녀석의 유연한 머리카락 사이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헤집을 수 없다고 돌연 느껴버리는, 일종의 거리감.

하루가 멀다하고 커가는 것 쯤은 눈으로 자각하고 있었다지만, 자신에게 있어 그녀석은 여전히 손을 대지 않은 천연 그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주니어시절의 기억에 미루어 보건대, 12살의 오쿠라 타다요시는 다른 치비들처럼 특별히 귀염성있게 군다거나 하는 아이는 아니였다. 낯을 심하게 가리는지 무언가 말이라도 건낼라치면 움찔하며 뒷걸음질치는 탓에 초기에는 우리와 그다지 어울리지 못했는데, 오쿠라家에서 삼남 중 첫째라고 하는 녀석은 어딘가 서툰 구석이 많았다.

그런 녀석에게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그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자신의 입으로 이런 것을 말하기란 조금 쑥스럽지만 ―어느 한 때, 현재 우리 팀의 멤버이자 입소 동기인 스바루, 히나, 그릭 나, 이 세 바보들이 칸사이(関西)의 중심이라 치켜세워지던 때가 있었다. 오사카는 고사하고 도쿄 전역을 비롯, 関西 Jr의 이름을 걸고 전국 각지로 공연을 하러 다녔는데, 그때에 우리의 백에 지명된 주니어들 중에는 야스다와 니시키도, 마루야마, 그리고 오쿠라, 그녀석이 있었던 것이다.

일년이 다 되어가도록 말을 섞어본 일이 거의 없어서 유독 체력이 달려 쉽게 지친 얼굴 되어버려 잘 따라오지 못하는 녀석에게 어떤 말을 해주는 편이 좋을까, 하다가 경계가 최고조에 이른 아이의 눈앞에 무턱대고 접근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 여느 때처럼 공연을 마치고 까불대며 무대를 내려오다가, 문득 시야에 걸린 것은  푸르스름한 빛깔이 도는 녀석의 까만 눈동자였다. 저 눈을 이렇게도 곧게 마주본 일이 있었던가. 무언가에 이끌린 듯 손을 들어 그 눈동자 만큼이나 검은 머리카락 사이를 가볍게 헤집을 때의 느낌, ―부드러움, 그리고 미세한 떨림.

미약하게나마 흔들리는 눈을 보고도 그 행위를 멈출 수 없었던 것은 동료의 일개 츳코미 따위가 귀에 박혀올 리 없는, 그것으로부터 오는 안식(安息). 

요코야마군.
그렇게 부드럽게 내 이름을 담는 그 나른하 음성이 아니었더라면, 혼란할 테지만 뒷걸음질치지 않고, 좀더 가까워지는 정직한 몸짓이 아니었더라면 ―자신은 아마 그 자리에서 울어버렸을 지도 모른다. 

그런 식으로 안식을 찾는 일은 조물주의 창조 이래로 줄곧 해왔던 것 마냥 자연히 이상 속의 한 부분으로 녹아들었다.

허나, 그것은 그 작은 아이에 대한 애착이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 따위였을 뿐.
사실은 자신을 치유하는 데에만 몰두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가 언제까지나 아이로만 남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성체(成體)의 허욕(虛慾)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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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레밍